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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야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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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218.♡.192.227) 작성일17-04-15 16:26 조회683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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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암역 방면에서 오르는 수락산은 그비경이 설악산에 결코 뒤지지 않지만 등반로가 조금 짧은것이 아쉬운 곳이다.

정상부근의 기차바위(홈통바위)는 수락산 비경의 클라이막스인데, 70도 정도의 가파른 경사의 직벽으로 양쪽으로 기차레일과 같은 홈이 밑부분부터 정상까지 패어져있다.


너무 재미있는 구간이라서 오르내리기를 서너번 하며 산행을 마친 일행은 늦은 점심 무렵 하산을 하였고, 하산길에 빈대떡에 막걸리 한잔은 참을 수 없는 유혹이어서 허름한 빈대떡집 계곡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줌마 막걸리 2병만 주세요”


주방쪽에 서성이던 종업원에게 주문을 하자 그여자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나 등산온 사람인데요”라고한다.


순간 실수를 했다싶어서 “죄송합니다”라고하자, “뭐 막걸리 한병 못갖다주겠어요”라고 하며 잠시후 막걸리 2병을 들고와 탁자에 내려놓는다.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였지만 주인도 아니면서 막걸리를 가져다주는 쿨한 매너를 무시할 수는 없어, “막걸리 한잔 하시고 가세요”라고하자 자신은 맥주만 마신단다.

맥주 2병을 또 손수 가지고와 일행과 합석한 여자를 찬찬히 살펴보자 등산복을 입은 것으로 보아 등산객이 분명하였고, 일행이 없이 혼자서 온 여자같았다.


이런저런 대화도중 그녀의 나이는 우리와 비슷했는데 무엇보다 귀에 솔깃한말은 뛰어난 암벽타기 전문가라는 사실이었다.


늘 암벽타기를 배우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하지못하고 있던차에 생각지도않게 전문가를 만나게 되었고 매주 암벽타기를 가르쳐 주겠다고 하니 남쪽방향의 귀인을 만난 듯 뛸 듯이 기뻤다.


나를 포함한 일행들은 뜻하지않게 얻어걸린 행운에 감격하여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술이 취하였고, 그녀 역시 무엇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무척 기분이 좋아보였다.


하산길에 그녀는 나와 일행중 한명의 팔짱을 끼고 마치 30년지기를 대하듯 하여 주변의 시선이 약간 부담스러웠으나 암벽타기 기술을 전수받으려면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때로는 어깨동무도 하며 얼키고 설켜서 하산길을 같이 하였는데, 같이 하산하였던 이유는 그녀가 2차로 맥주를 사겠다고 하였기 때문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암벽타기라는 공통의 화제로 급속도로 친해진 그녀가 향후 나를 향한 엉뚱한 공세를 퍼부으리라는 사실은 당시로서는 낌새도 차릴수가 없었는데, 어쨓든,


시끌벅적한 대화끝에 다음 산행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약속을 하였고, 술도 어지간하여 자리를 파
할 시간이 되어 주섬주섬 가방을 챙긴 일행들이 출입문으로 나가고 있었고, 나도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한잔만 더하고 가자며 나를 주저앉힌다.


당시 내가 앉아있던 좌석은 왼쪽이 벽면이었고, 탁자는 고정되어 있었으며 오른쪽에 그녀가 앉아있어 그여자가 비켜주기 전에는 밖으로 나갈수가 없는 배치였다.


몇차례 나가기를 시도하였지만 그녀의 억센팔에 눌려 다시 앉기를 반복하자 의리없는 일행들은 나만 두고 밖으로 나가버리는것이 아닌가?


어쩔수없이 500시시 한잔을 더시키게 되었고, 이제는 단둘이만 남았는데, 갑자기 그녀가 돌변하였다.


“내 허리좀 만져봐”


내손을 끌어당겨 자신의 허리에 대고 문지른다.


곤혹스러웠지만 쿨한 것같은 그녀의 행동에 촌스럽게 대응할수도 없어 그녀가 이끄는데로 방치할 수밖에 없었는데, 계속 이어지는 그녀의 요상망칙한 행동은 점점 대담해진다.


어느새 그녀의 손은 내 허벅지를 쓰다듬고 있었고, “내허리 개미허리야”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윙크를 날린다.


예상치도 못한 돌발행동에 도망쳐야 겠다는 생각밖에 떠오르는 생각이 없었지만 백짓장처럼 하애진 머릿속에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가방을 들고 일어서자 그제야 자리를 비켜주는데 가방은 압수한단다.

가방을 압수당하니 가고싶지않던 화장실만 갔다 올수밖에 없었고, 다시 안쪽 자리로 원위치되었다.


정색을 하며 비켜달라고 할까 라는 생각도 하였지만 좀전까지 30년지기 처럼 행동하다가 갑자기 정색을 하는것도 예의가 아닌것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그녀는 이제 온몸을 더듬으며 요상한 소리까지 내고있다.


등에서는 식은땀이 솟앗고, 머릿속이 아득하여 도저히 빠져나갈 방법이 없던차에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당시 나의 처지는 체면이고 뭐고를 따질 경황이 아니었고, 어지간한 극약처방이 아니면 그녀의 행동을 제지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심각한 얼굴표정을 지은후, “할말이 있는데....” 그리고는 긴한숨을 쉬었다.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빤히 내눈을 들여다보는 그녀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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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사실은 발기부전이야”


“!!!”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갑자기 몸에서 손을 떼더니 “ 일행들 전철역까지 갔을테니 빨리 뛰어가봐!” 눈을 흘기며 소리를 질렀다.


어찌나 반갑고 고맙던지 “그래 다음달 도봉산에서 보자 친구야”라며 악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왔다.


산에 다니다 처음본 '미를 친*'에게 10여분간 볼모로 잡혀있다가 나온 바깥의 세상이 어찌나 신선해 보이던지.....


이때의 경험이 너무나 뼈져려 이후 하산길에서는 '약은 약사에게 막걸리는 주인에게' 주문하는것을 잊지않고 있다.

 

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218.♡.192.227 작성일

김학도  진도사님의 매력이 무엇인줄 제대로 아는 여인인듯ㅎㅎ-근데 부럽네요.ㅎㅎ   
[ 2012-02-02 17:37:19 ]
 
 

진광근 부럽다니요 조심하셔야, 산에 가끔 그런 플라워 스내이크들이 꽤 있어요   
[ 2012-02-02 18:52:58 ]
 
 

김학도  요즘 방송에도 유사한 보도가 있더군요.잘 살피면서 다녀야할 것 같아요.   
[ 2012-02-02 19:22:02 ]
 
 

조중환  재밋네요! 근데 진짜 꾼인지 아닌지 궁금해지네요...   
[ 2012-02-02 20:41:29 ]
 
 

이광성  궁금한 것은 "나 사실은 ....."라는 것이 진짜로 거짓말이 아닐 것이라는 느낌인디요!!! ㅎㅎ   
[ 2012-02-02 22:17:23 ]
 
 

박희은 겨울에 활개치는 뱀은 꽃뱀이 아니라 백사!!!
몸 보신할 좋은기회, 아쉽다.
순정만화의 한 장르 같네요. 잼있게 봤습니다.   
[ 2012-02-02 23:08:49 ]
 
 

이계찬  재미있네요...역시 진광근님 닉네임은 천재성에다 되게 착하고, 때론 엉뚱하고, 무모하기까지한 "돈키호테"가 딱 이네요....ㅎㅎㅎ ..감사..   
[ 2012-02-03 08:40:09 ]
 
 

이재우  !!!............ㅎ ㅎ ㅎ
BUCCHUS ANN...........!!!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인기 쪼씸이다.....ㅎ   
[ 2012-02-03 15:24:20 ]
 
 

진광근 자리를 옮겨 둘이 어디를 갑니다. 잠시후 문을 강제로 뜯고 남자 3-4명 몰려들어옵니다. 사진 찍힙니다. 불문곡직하고 팹니다. 돈뺏기고 신분증 뺏기고 온라인구좌 넘겨받습니다. 안보내면 공개하겠다고 겁줍니다. 한마디로 새되는 겁니다.   
[ 2012-02-03 16:00:10 ]
 
 

황석권  암벽등반은 배우는건가요?   
[ 2012-02-03 18:28:27 ]
 
 

이계찬  ㅎㅎ 분위기 반전 까지...넘 재밌네요...역시 작가 선생님...ㅎㅎ   
[ 2012-02-03 22:07:31 ]
 
 

임원호  말로만 듣던 그런일이 진짜로 있을 줄이야. 진광근님 지혜롭게 잘 빠져나오셨네요.   
[ 2012-02-04 23:33:39 ]
 
 

손성호  한편의 소설이네요. 재미있는 등산이네요. 암벽등반하면 더재미있는 소설이 생기게는데요   
[ 2012-02-08 20: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