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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출사표/후기

대폭망 나의 첫 하프 마라톤 "결국 나는 멍청하게 완주했다!" (feat.서산 코스모스 황금들녘 마라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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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하현 (118.♡.81.49) 작성일24-10-07 15:32 조회77회 댓글1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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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하프 대회를 기록해 본다. 

결과는 대 폭망이었고

원인은 감기로인한 체력저하와 페이스 조절 실패였다.

 

 

하프 대회 전 적어도 18km 정도는 뛰어줘야 했다.

하지만 최근 뛰었던 최장 거리는 14km.

대회를 앞두고 1주일 전에 발톱에 멍이 생기고

감기까지 겹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사실 대회를 갈까 말까 고민도 했지만

회사 업무 날을 바꿔가면서까지

사수한 기회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마음 한켠에서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뛰어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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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0AM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원래 계획은 630페이스 였는데

막상 대회뽕에 취했는지

550페이스로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단거리와 장거리는

전략이 완전히 달라야 하는 거였다.

7km지점 쯤 급수대에서 만난 정훈 부장님이

호흡이 너무 가프다며 이렇게 하면

완주할 수 없다고 조언해 주셨다.

결국 정훈 부장님의 리드로

페이스를 완전히 낮춰

나름 안정감 있게 뛰었지만

그럼에도 서산의 강렬한 햇빛은

사람 진을 쏙 빠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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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말 기록이고 완주고 뭐고

그저 태양과의 사투였다.

뜨근하게 덥혀진 발은

부어서 혈액 순환이 안되는지

발가락이 저릿저릿했다.

이제는 그만 뛰고 신발을 벗고 싶은 마음뿐

코스모스고 황금들녘이고 뭐고

가을 시골길의 소박하고 예쁜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이후에는 너무 지쳐서 뛰다 걷다 반복했고

..어 하프 코스를 완주했다.

체감상으로는 거의 꼴찌로 도착한 것 같았는데

02:36:54 여자 하프 70명 중 31.

나름 우수한 성적(?)으로 완주를 했다.

 

 

정말 포기하고 싶었던 땡볕의 레이스,

이걸 끝까지 하는 게 어쩌면

멍청한 선택이 아닌가 싶었다진심으로.

그런데 결국 나는 멍청하게 완주했고

지금은 멍청하게 완주한 내가 맘에 든다 : )

"나야, 애썼다"

 

 

*이번 대회에서 페이스 메이커 해주신

정훈 총무부장님께 온 마음 다해 감사드립니다.

화장실도 찾아주고 물도 모자도 들어 주고 

뛰는 자세 흐트러질 때마다 고쳐잡아주셨어요.

이런 살뜰한 챙김이 없었다면 아마 완주는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덕분에 완주했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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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홍하현님의 댓글

홍하현 아이피 118.♡.81.49 작성일

페메 해주신 정훈 부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박정환님의 댓글

박정환 아이피 211.♡.255.140 작성일

고생 많으셨네요.
멍청한 완주는 없습니다.
완주 자체만으로도 아름답고 고귀하지요.
수고 많이 하셨구요.
이러한 실수가 다음에 보약이 되는건 아시죠??..ㅎㅎ

홍하현님의 댓글

홍하현 댓글의 댓글 아이피 118.♡.81.49 작성일

네 분명 보약이 됐습니다. 다시는 이렇게는 하지 말아야지요^^; 부끄럽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김명선님의 댓글

김명선 아이피 112.♡.205.75 작성일

멍청한 완주는 없다에 또 한 표 던집니다~
하현 팀장님, 그 날 너무 멋졌습니다
각자의 주로에 최선을 다할 뿐..
시간이 무엇 그리 중요합니까.. 너무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홍하현님의 댓글

홍하현 댓글의 댓글 아이피 118.♡.81.49 작성일

팀장님 그날 진짜 더웠잖아요~~ 이게 달려도 되는건지 아닌지 혼란스럽더라구요>.<ㅋㅋㅋㅋ

김정훈님의 댓글

김정훈 아이피 220.♡.18.78 작성일

결승선을 통과할때의 기록은 단지 결과일뿐 우리의 목표와 꿈은 달리기를 준비하는 여정과 달리는 그순간이였다고 생각합니다 포기하고싶은 그순간에 포기하지않고 한발씩 내딛던 그날의 홍팀장님 멋지셨습니다! 결승선을 통과한 모두가 영웅입니다! 멋진 서산대회였습니다 이상 선수를 버린 멍청한 페메였습니다.ㅋㅋㅋㅋㅋ

홍하현님의 댓글

홍하현 댓글의 댓글 아이피 118.♡.81.49 작성일

답글이 너무 멋있어서 몇번이나 읽었습니다^^!! 당시엔 정말 제 몸이 제 마음과 같지 않더라고요.. 포기하고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부장님 덕분에 완주했습니다! 거듭 감사드려요^^!! (멍청한 페메라뇨ㅋㅋ 덕분에 유쾌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어요~~~)

김정옥님의 댓글

김정옥 아이피 118.♡.48.231 작성일

'멍청하게'라고 쓰셨는데 '기특하게'라고 읽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더운 날 첫 하프 누구나 하지 못하는 일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홍하현님의 댓글

홍하현 댓글의 댓글 아이피 118.♡.81.49 작성일

피니시라인에서 팀장님이 보이는데 울컥하더라고요;ㅁ;

김정옥님의 댓글

김정옥 댓글의 댓글 아이피 118.♡.48.231 작성일

더운 날이어서 을매나 힘들었을까 느껴졌어요. 첫 하프라서 더 대단합니다.

정종영님의 댓글

정종영 아이피 1.♡.2.76 작성일

아하하 지옥문 제대로 여셨네. ㅋㅋㅋㅋ
에어컨 쐬면서 넷플릭스 보시면 편한데 왜 돈내고 고생을 하십니까. ㅋㅋ
장난이구요~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경험해본 사람은 아시겟쬬. ㅋ
고통끝에 완주의 기쁨! 안해본사람은 모를겁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도전 자체가 위너입니다.

홍하현님의 댓글

홍하현 댓글의 댓글 아이피 118.♡.81.49 작성일

그러니까요 지옥문 제대로 열었습니다ㅋㅋㅋ
대회 후반엔 걷뛰 하는데... 내가 뭐하고 있나 싶더라고요 핡핡ㅋㅋㅋ
끝은 아직도 멀었는데 내 몸은 100살 먹은 노인같고요..
지금 생각해도 좀 아찔합니다;ㅁ;
결과에 상관없이 도전 자체가 위너. 감사합니다ㅠㅠ
저도 다음 하프 도전자에게 이렇게 따수하게 말해주고 싶네요~~

김지훈님의 댓글

김지훈 아이피 211.♡.180.240 작성일

홍보팀장님이 대회전 긴장역력한 표정을 봐왔는데 저도 그날 진지하고 긴장되게 대회를 임해서 말한마디 못붙혔네요. 첫하프 날씨가 더워서 호되게 신고식하셨네요. 오늘 경험을 바탕으로 시원한날 하프가시면 편하게 즐겁게 뛰실겁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홍하현님의 댓글

홍하현 댓글의 댓글 아이피 118.♡.81.49 작성일

정말 그날 제대로 대화도 못했네ㅋㅋ 그래도 마음과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었으니 됐쥬^^ 진지하게 임했던 대회였던 만큼 결과도 좋아서 제가 다 신납니다~ 지금은 좀 쫄아있는데 다음 하프는 괜찮겠죠?ㅋㅋ

이원균님의 댓글

이원균 아이피 115.♡.69.71 작성일

홍하현 팀장님 멍청한 완주는 없어요.
... 반환점 전에 만났을 때 그렇게 힘들게 완주가 되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어요. 지금 생각하니 미안하네요. 뒷풀이에서 사진까지 부탁한 제가 더 미웠지요...
생생한 기록이 정말 멋지게 해낸 완주입니다. 코스모스,황금들판도 눈에 들어 오지 않은 첫 하프 평생 잊지 못하는 추억이네요.
사진 모습으로는 전혀 글과 어울리지 않아요.
늦었지만 박수를 보냅니다.